전문상담원 주간 상시 배치
전국 첫 자활지원조례 추진
25개 건물 가운데 7동 매입


【춘천】28일 오전 10시 춘천시 근화동의 성매매 집결지인 일명 `난초촌'. 도로 옆으로 길게 늘어선 집창촌 대열의 가운데 공터에, 컨테이너 박스로 된 가건물 2동이 들어섰다. 외벽에는 도화지 한 장 크기로 `열린터'란 이름이 붙어 있었다.


성매매 종사자들의 탈성매매, 이직(移職), 자활 등을 돕기 위한 현장 상담요원 일명 `아이리스'의 활동 공간이다. 그 시각 성매매 종사자들로 보이는 3~4명이 건물 안에서 이들 2명의 여성 전문 상담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틈틈이 지역 단체에서 활동 중인 전문 상담사들이 집창촌 여성들과 상담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아예 주간 시간대 현장에 상주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상담사들은 40여명에 이르는 난초촌 종사자와 대화를 통해 애로사항이나 직업적성교육, 이주, 이직 여부 등을 심층 면담하고 지원방안 자료로 활용한다.


또 시는 지난해 말과 이달까지 난초촌 3,404㎡ 규모의 25개 건물 가운데 약 25%에 달하는 7개동의 건물을 매입했다. 시 관계자는 “매입한 7개 건물 중 1개동은 가정집, 6개동은 업소 등의 건물”이라며 “7개 이외에 현재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곳이 추가로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달 말 난초촌 일대의 건물 용도를 주차장으로 바꾸는 도시계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때문에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용도 변경 전에 서둘러 매매 절차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난초촌의 이해관계인은 토지 소유주, 세를 들어 영업하는 업주, 종업원 등 3개 주체로 나뉜다. 토지주가 땅을 팔았더라도, 거주하는 업주와 종사자들의 실제 이주는 또 다른 문제다. 시가 전국 최초로 지자체 차원의 `성매매 종사자 자활지원 운영조례안'을 제정하려는 이유다. 탈성매매 여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으로는 직업재활교육의 경우 한 달 생계비가 40여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교육기간 실질적인 생계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실제 어느 분야에, 얼마를 지원하느냐의 여부는 추후 규칙 등에 담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광준 시장은 28일 “어렵고 힘들다고 이번에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며 난초촌 폐쇄의 강한 의지를 밝혔다.


춘천에는 1950년대 초반부터 성매매 집결지가 들어서 난초촌과 함께 장미촌과 개나리촌 등 3곳이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미군부대 철수와 재개발 등으로 두 곳은 폐쇄됐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난초촌을 포함해 20여 곳이 남아 있다.


류재일기자